방학이 시작되면 의욕만 앞서서 문제집을 잔뜩 사는 친구들이 많았어요. 하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학기간 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과목별로 문제집 딱 한권씩만 정해서 유명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그 문제집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풀었어요. 한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한 학기 분량을 완벽하게 이해하면 다음 문제집을 풀 때 속도가 더 붙더라고요? 그래서 그 다음 문제집은 더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.

전 영문법이 약해서 영어 문제를 무작정 많이 풀려고 했어요. 하지만 틀린 문제는 또 틀리고 실수가 반복되더라고요. 제가 왜 틀렸는지 그 이유는 찾지 않았기 때문이죠. 그리고 동일한 문제를 여러 번 풀어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효율적이었던 것 같아요. 나중에는 문제를 보면 곧바로 풀이부터 떠오르더라고요.

저희 집은 학원비를 감당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어요. 그래서 전 부모님이나 친구들 앞에서 교과서 내용으로 딱 30분씩 강의를 했어요. 상대방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감이 안 오면 제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취약한 부분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.

전 방학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아요. 어려운 개념과 문제를 만났을 때 ‘이 문제는 왜 이렇게 풀리지, 이 개념의 핵심은 뭐지, 동일한 유형의 문제만 틀리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’와 같이 ‘왜’라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계속 던졌어요.

한때 공부 시간을 인증하는 챌린지가 유행해서 너도 나도 타임랩스를 켜고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. 하지만 문제를 풀고 이해하는 속도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. 그래서 전 총 공부시간 보다 하루에 강의 몇 개, 문제 몇 개, 주요 개념 몇 개 등 목표하는 양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했어요.

방학기간 동안 영어 지문을 하루에 10개씩 꾸준히 외웠더니 문장 구조나 단어 등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었어요. 그럼 한 달만 해도 수많은 문장이 머릿속에 쌓이겠죠? 참고로 수학은 한 과목당 교재 한 권을 정해서 적어도 세 번 이상 풀어봤던 것 같아요. 한 권의 문제집 안에서 못 푸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때까지 말이죠. 마지막으로 국어는 문단 별로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을 혼자서 많이 했었는데 독해력은 물론 사고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서 수능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.